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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aliy/생각

20대를 보내며

by 오우영 2020. 12. 20.

 

 

 

사막을 걷는 것 같았다

주위를 둘러봐도 모래뿐이였다

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

그저 무작정 앞으로 걷기만 했다

가끔씩 오아시스도 작은 들판도 만났다

그곳은 날 잠시 만족시켜주었지만

내 목적지는 되지 못했다

난 다시 용기 내어 사막으로 나아가야 했다

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

그렇게 무기력하게 그저 걷기만 했다

누군가 나에게 너의 20대는 어땠어?라고 묻는다면

뭐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

"그냥 사막을 걷는 기분이였어"라고 해야 할까..

그렇게 걷다 보니 시간은 흘러있었고

나는 나이가 들어있었다

오랜 시간 방황하며 내가 얻은 건

지독한 외로움과 내 자신에 대한

불신과 실망감뿐이였다

하지만 사막의 밤하늘은

아침의 고통을 잊기에 충분히 아름다웠다

그것은 날 다시 꿈꾸게 만들었고

내가 쓰러지지 않고 다시 어디로 가야 하는지

계속 고민하게 만들었다

참 미련스럽기도 했다

왜 그렇게 고민이 많았던 건지

그냥 편하게 남들처럼 살면 되는데

왜 그렇게 방황했던 건지

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다

난 그곳이 오아시스처럼 느껴졌을 뿐..

어쩌면 내가 원하던 그곳을 찾아

괴로웠던 시간들을 보상받고 싶었을지도 모른다

20대의 끝자락에서

나는 내가 뭘 원했던 건지 찾은 것 같다

그곳은 내가 밤마다 꿈꾸었던 것처럼

달콤한 곳은 아닌 거 같다

어쩌면 굉장히 힘들지도 모르지만

날 오랜 시간 동안 만족시켜줄 것 같다

내 20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

정말 고생 많았어..

이제 정말 마지막이지만 너가 있었기에

난 뭘 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아

그리고 너가 내 곁에서

같이 지켜봐 줄 거란 걸 알아

힘든 길이 될 거 같지만

이제 목적 없이 떠돌진 않을 거 같아

있는 힘껏 달려가 볼게

널 위해서라도

그래야 너가 아무 의미 없게 되지 않을 테니깐

고마워 그리고 잘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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