사막을 걷는 것 같았다
주위를 둘러봐도 모래뿐이였다
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
그저 무작정 앞으로 걷기만 했다
가끔씩 오아시스도 작은 들판도 만났다
그곳은 날 잠시 만족시켜주었지만
내 목적지는 되지 못했다
난 다시 용기 내어 사막으로 나아가야 했다
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
그렇게 무기력하게 그저 걷기만 했다
누군가 나에게 너의 20대는 어땠어?라고 묻는다면
뭐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
"그냥 사막을 걷는 기분이였어"라고 해야 할까..
그렇게 걷다 보니 시간은 흘러있었고
나는 나이가 들어있었다
오랜 시간 방황하며 내가 얻은 건
지독한 외로움과 내 자신에 대한
불신과 실망감뿐이였다
하지만 사막의 밤하늘은
아침의 고통을 잊기에 충분히 아름다웠다
그것은 날 다시 꿈꾸게 만들었고
내가 쓰러지지 않고 다시 어디로 가야 하는지
계속 고민하게 만들었다
참 미련스럽기도 했다
왜 그렇게 고민이 많았던 건지
그냥 편하게 남들처럼 살면 되는데
왜 그렇게 방황했던 건지
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다
난 그곳이 오아시스처럼 느껴졌을 뿐..
어쩌면 내가 원하던 그곳을 찾아
괴로웠던 시간들을 보상받고 싶었을지도 모른다
20대의 끝자락에서
나는 내가 뭘 원했던 건지 찾은 것 같다
그곳은 내가 밤마다 꿈꾸었던 것처럼
달콤한 곳은 아닌 거 같다
어쩌면 굉장히 힘들지도 모르지만
날 오랜 시간 동안 만족시켜줄 것 같다
내 20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
정말 고생 많았어..
이제 정말 마지막이지만 너가 있었기에
난 뭘 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아
그리고 너가 내 곁에서
같이 지켜봐 줄 거란 걸 알아
힘든 길이 될 거 같지만
이제 목적 없이 떠돌진 않을 거 같아
있는 힘껏 달려가 볼게
널 위해서라도
그래야 너가 아무 의미 없게 되지 않을 테니깐
고마워 그리고 잘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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